(사진 출처 : 메이플스토리2 공식 홈페이지)
오늘 오후 다섯 시부터 반 부터 여섯 시 사십 분 경까지, 메이플스토리2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일련의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2/18(월) 오후 6시~오후 7시 긴급점검 안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공지사항 게시글의 한 줄의 패치 내용 때문이었다. '무럭 무럭 펫 성장 패키지에서 얻은 펫이 계정 귀속으로 획득되는 문제'.
'무럭 무럭 펫 성장 패키지'는 계정 귀속 펫 아이템이 큰 매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상품이다. (사진 출처 : 메이플스토리2 공식 홈페이지)
2월 14일 점검 이후부터 3월 14일 점검 이전까지 1600메럿에 한정 판매되는 '무럭무럭 성장 펫 패키지'는 마정석 덩어리 50개, 무지개 캔디 5개, 엑설런트 펫 추가 능력 변경권 10개, 펫 전용 트레이더스 리본 5개, 라피스 캡슐 20개 등 펫 성장 등 펫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템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 상품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70LV 펫 선택 상자'이다. 해당 아이템에서는 계정 귀속 70레벨 엑셀런트 펫 중 하나를 선택하여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70레벨제 카오스 던전인 '고대 에네르 광산'과 '인페르녹 최후의 결전'에서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는 70레벨 펫은 캐릭터 귀속 아이템이기 때문에 획득한 캐릭터로만 사용이 가능하나, 무럭무럭 성장 펫 패키지에서 획득 가능한 70레벨 펫은 자기 계정의 모든 캐릭터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 점 하나만을 보고 해당 상품을 구매하는 유저들도 존재할 정도이다. 그런데 운영진은 그러한 요소를 패키지 출시 5일째에 갑자기 삭제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많은 유저들이 불만을 토로하였으며, 얼마 전 패치노트의 내용이 잘못 적혀 있었던 사례를 들어 긴급공지 내용을 일부 잘못 적어놓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 유저도 있었다. 그런 의견이 나올 만큼, 출시할 때부터 계정 귀속으로 광고하던 아이템을 캐릭터 귀속으로 전환시킨다는 것은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이는 단순히 내용을 실수로 적어놓았던 것이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오후 6시 36분경, 해당 공지사항 게시글에 '이미 구매하신 모험가님들의 손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어 원래 상태였던 계정 귀속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라는 내용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에 점검 시간을 연장하고자 하니 모험가님들의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 또한 추가됨으로써, 계정 귀속 펫을 캐릭터 귀속으로 바꾼 운영진이 커뮤니티의 반응을 보고 다시 계정 귀속 펫으로 전환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ACE 유저가 무럭 무럭 펫 성장 패키지를 통해 획득한 계정 귀속 전투펫. ACE 유저는마정석 250개를 사용해 단시간만에 레전더리 50레벨의 펫으로 키웠다고 이야기했다. 본인 허락 맡고 촬영함.
그렇다면 계정 귀속 펫의 어떠한 요소가 운영진으로 하여금 삭제해야만 하는 부분이라고 판단하게 만든 것일까. 오늘 오후 8시 20분 경에 인터뷰에 응한 'ACE' 유저는 '계정 귀속 펫의 경우 부캐릭터에 펫을 옮겨가면서 육성을 시킬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하였다. 다른 캐릭터로 옮길 수가 없어 하루에 일정치 이상의 성장이 불가능한 캐릭터 귀속 펫과는 달리, 계정 귀속 펫은 하루동안 캐릭터 귀속 펫의 며칠치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유저는 '현재 레전더리 등급의 악세사리들은 한 캐릭터에만 귀속되어 사용할 수 있는데, 부캐도 소중히 키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 펫으로 돌려쓰면 이득'이라고 답하였다. 좋은 옵션의 펫을 계정 내 다른 캐릭터에서도 사용함으로서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메이플스토리2는 이전부터 유저들이 편법을 이용해 이득을 보는 현상이 포착되면 재빠른 조치를 통해 이를 막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설령 그것이 게임 내 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는 데 약간의 도움을 줄 뿐일지라도 말이다. 이번에 긴급 점검을 해가면서까지 계정 귀속 펫을 캐릭터 귀속으로 변경하려고 했던 것 또한, 무럭 무럭 펫 성장 패키지를 구매한 유저들이 이를 구매하지 않은 유저들에 비해 운영진의 예상을 뛰어넘는 펫 육성 속도를 보여줬으며, 한 펫에만 투자를 하면 더 이상 펫 관련 컨텐츠에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만약 운영진이 유저들의 아우성에 귀 기울이지 않고 계정 귀속 펫을 캐릭터 귀속 펫으로 변경하였을 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해당 아이템을 구매한 유저들은 긴급 공지사항의 내용이 추가되기 전까지 '실제로 캐릭터 귀속으로 변경될 시 즉시 환불 요청을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온라인서비스업 2-2-(3)에 의하면, 사업자가 판매하는 유료 게임 및 유료 아이템을 소비자가 구입 후 7일 이내 청약철회를 요구할 시 유료 게임 및 유료 게임 아이템의 구입가를 환급받을 수 있다. 비고란에는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콘텐츠가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에는 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고는 적혀 있으나, '무럭 무럭 펫 성장 패키지'의 계정 귀속 펫을 부 캐릭터의 펫들까지 재료로 동원하는 방법으로써 빠르게 성장시킨 것을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펫 성장 콘텐츠가 멸실 또는 훼손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사진 출처 : 메이플스토리2 공식 홈페이지)
모든 의문이 해결된 상황에서 공지사항의 내용 중 한 부분이 신경 쓰인다. 바로 '이미 구매하신 모험가님들의 손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어'라는 부분이다. 멀쩡히 쓰던 캐릭터 귀속 펫이 계정 귀속 펫으로 바뀐 구매자가 아니라, 패키지 아이템의 대거 환불로 인한 게임 측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어 공지사항을 수정한 것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