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리뉴얼 에픽 퀘스트의 줄거리에 대한 간단한 설명, 리뉴얼 에픽퀘의 긍정적인 점/부정적인 점, 향후 전망을 모두 한꺼번에 담은 리뷰글? 칼럼? 비스무리한 글을 써보고자 했는데...
글을 쓰던 과정에서 제 역량이 너무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고, 때문에 한꺼번에 쓰지는 못하겠어서 이렇게 하나하나 써보려 합니다.
일단 리뉴얼 에픽퀘의 부정적인 점 중 하나인 이런저런 설정오류들입니다.
1.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넬프
리뉴얼 에픽 퀘스트의 스토리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넬프는 독액이 흐르는 동굴에서 죽을 이유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의 에픽 퀘스트에서 넬프가 독액이 흐르는 동굴에서 암살을 당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갑자기 급전이 필요해진 것인지 바로타 상단의 단장인 레이먼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왕실의 무기를 폐기물 처리장으로 빼돌려 녹여 팔아치웠는데,
폐기물 처리장에서 철광석의 일부를 빼돌려 골든타워의 장물아비들에게 넘겨버려 트라이아에 갑자기 대량의 철광석이 유통된 것 때문에 꼬리가 잡혀버리고,
결국 레이먼과 이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흰바위 산에 있는 동굴로 갔지만 왕실 무기 도난 사건을 덮으려던 카트반이 청부업자를 보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리뉴얼 에픽 퀘스트에서는 왕실 무기 도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넬프가 알고보니 쉐도우 월드의 적들과 내통해 알현식 수송마차의 경로를 알려준 인물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결국 넬프는 아무도 모르는 이유로 인해 흰 바위 산에 있는 독액이 흐르는 동굴에 들어갔고, 수상한 가면을 쓴 자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다.
그리고 챕터 1이 끝난 뒤 간단히 내용을 요약한 것을 보면, 플레이어는 넬프를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저 넬프네 집에 수상한 사람이 있었다는 이유로 범인으로 의심하다니...
리뉴얼 에픽 퀘스트만 플레이해서 얻을 수 있는 단서들로 사건의 전말을 추리해보자면,
넬프가 죽임을 당한 그나마 가장 그럴싸한 이유는 '플레이어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는 넬프를 악당들이 선수를 쳐서 죽였음'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 에픽 퀘스트에서는 아무 짓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쁜 놈으로 의심 받다가 죽임을 당한 넬프의 명복을 빌 뿐이다.
2. 플레이어가 독액이 흐르는 동굴에서 주운 수첩에는 대체 무엇이 적혀 있었을까?
왕실의 명을 받아 폐쇄된 산길에서 벌어진 습격 사건의 배후를 조사하게 된 플레이어는 수상한 가면을 쓴 사람이 넬프의 자택을 다녀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수상한 가면을 쓴 자가 넬프와 관련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둘의 행방을 쫓게 된다. 플레이어는 델타 댐, 커닝 인터체인지, 커닝 폐기물 처리장을 거쳐 수소문한 끝에 브로커 랄프로부터 넬프가 흰 바위 산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급히 흰 바위 산으로 향하지만, 플레이어가 독액이 흐르는 동굴에서 넬프를 발견했을 때 넬프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독액이 흐르는 동굴을 조금 더 자세히 조사하던 플레이어는 수상한 가면을 쓴 자가 황급히 달아나는 것을 목격하고, 수상한 가면을 좇던 도중 그가 떨어뜨리고 간 수첩을 줍게 된다.
수첩 표지에 찍혀있는 문양이 바로타 상단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플레이어는 바로타 상단에 소속되어 있는 보부상 솔베이를 찾아가고, 해당 수첩이 바로타 상단의 단장과 관련 있는 물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플레이어는 수첩에 대해 묻기 위해 바로타 단장 사무실에 가지만 단장은 사라져있었고, 이후 플레이어는 행방불명된 바로타 상단 단장을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그런데 막상 챕터6(찾으려는 자, 나타나는 자)에서 바로타 상단 단장인 레이먼을 만나게 되었을 때, 플레이어는 독액이 흐르는 동굴에서 주웠던 수첩의 내용에 대해 일절 물어** 않는다. 레이먼 역시 플레이어가 주운 수첩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없고, 자기가 사무실의 벽시계 뒤에 장부를 숨겨뒀다는 얘기만 해준다.
플레이어가 독액이 흐르는 동굴에서 주웠던 바로타 상단 단장의 수첩은 결정적 단서가 아니라 그냥 수첩이었을 뿐이었던 걸까?
그리고 애초에 플레이어가 수첩의 내용을 좀 살펴보면 안됐던 걸까? 대체 플레이어가 독액이 흐르는 동굴에서 주운 수첩에 무슨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일까?
너무 궁금해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을 지경이다.
3. 레이먼이 언급한 왕실 무기고 도난 사건은 무엇인가?
왜긴 왜겠는가. 7월 27일 패치에 맞춰서 레벨 45 구간까지 에픽 퀘스트 리뉴얼해서 내놓으려고 했는데 시간은 빠듯하고,
그러다보니까 챕터6(레벨 39~45)구간 뒷부분은 예전 에픽퀘 그대로 복붙하다가 설정오류 난 것이겠지.
어쨌든간에 뜬금 없는 부분임에는 틀림 없다. 왕실 무기고 도난 사건은 리뉴얼 에픽 퀘스트에서는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다.
4. 뭐라고 제목을 지어야 할 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설정 오류
레이먼에게서 카트반의 정체를 폭로할만한 결정적인 증거를 얻은 플레이어는 블랙아이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카트반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다크윈드 본부를 찾아가나, 카트반은 이미 눈치를 채고 잠적한 상태였다. 플레이어는 트라이아에 가서 레이먼의 일지를 근위대장 프레이에게 보여줘 카트반에 대한 수배령을 내리게 하고, 쉐도우 게이트에 가서 이젠 누명을 벗고 수호군에 당당히 합류한 레논에게 사건의 내막에 대해 듣는다.
다크 윈드의 전 대장 윈 스틸턴이 살아있을 때 스틸턴은 레논에게 같이 다녀올 곳이 있다며 레논을 데리고 커닝돔의 허름한 건물에 가서 블루 라펜타를 보여줬는데, 그 때 갑자기 카트반이 욕심과 광기에 물든 사람들과 함께 들이닥쳤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모두 마음 속에 피어난 욕망을 채우기 위해 투르카에게 영혼을 팔고 악의 힘을 빌린 어리석은 자들이었으며, 카트반 역시 다크윈드 대장이 되고 싶은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투르카와 계약을 했던 것이었다. 투르카는 윈 스틸턴이 블루 라펜타의 수호자라는 것을 알아내고서는 카트반에게 접촉해 그의 욕심을 이용한 것이었고 말이다. 윈 스틸턴은 끝까지 블루 라펜타를 지키려고 했으나 카트반을 비롯한 어리석은 자들의 검은 욕망이 뭉친 힘은 엄청났고, 블루 라펜타는 결국 작은 욕심들이 하나, 둘 모여 만들어 낸 거대한 악마의 욕망이 산산조각 낸 것이었다. 이후 레논이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어둠의 땅이었다고 한다.
이 역시 설정 오류이다.
챕터 1에서 윈 스틸턴 살인 사건에 대한 내막이 알려지는데, 이 때 레논은 다크윈드 대장실에서 눈을 떴다.
일단 이 부분에서 레논이 윈 스틸턴과 함께 커닝 돔의 허름한 건물에 갔다든지, 어둠의 땅에서 눈을 떴다든지 하는 것들은 다 모순된 말임을 알 수 있다.
레논이 정신을 차렸을 때, 윈 스틸턴은 이미 죽어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때마침 대장실에 들어온 다크윈드 대원들에 의해 자신이 윈 스틸턴을 죽였다고 오해를 받게 되고, 다크윈드 본부에서 도망치게 된다.
이 때 카트반이 이 광경을 지켜보며 '멍청한 놈들...'이라고 혼잣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레논을 체포하려던 다크윈드 대원들은 카트반과 한 패가 아니라 그저 순수하게 레논을 살해범으로 오해한 것이라고 예측할 수가 있다.
또한 레논을 어떻게든 나쁜 놈으로 몰아가려는 카트반의 성격상 처음에 레논을 블루 라펜타를 노리고 윈 스틸턴을 죽였다고 주장하지 않은 것도 이상하다.
*요약*
에픽퀘 하는 틈틈이 이렇게 설정오류를 찾는 재미도 있고! 할 것 많아 씬난다~!